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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놓인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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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놓인 갈림길
  • 새교육정보
  • 승인 2020.04.09 15:13
  • 댓글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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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과 유럽을 강타하면서, 선진국이라고 불리우던 국가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4일 밤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의료장비 지원 여부를 타진했고, 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핀란드는 진단 키트 수입 요청을 넘어 아예 한국으로 핀란드 국민들의 검체를 보내 한국의 전문가들에게 긴급 분석을 요청했습니다. 핀란드가 요청한 시간은 24시간이었지만, 한국은 4시간 만에 분석을 완료하고 12시간여 만에 분석 결과를 전달하였습니다.

6·25 전쟁 당시 황실 친위대 등 6천여 명을 파병했던 에티오피아는 한국교민의 비상 귀국을 돕기 위해 폐쇄된 공항을 한시적으로 열어 국영 항공기로 교민 이동을 지원했고, 한국은 에티오피아에 진단 키트 지원을 긴급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당시 다뉴브강 하류에서 수색 작업을 헌신적으로 도왔던 루마니아는 군 수송기를 보내 한국의 진단키트를 본국으로 공수해 갔습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우는 한국의 초고속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한국이 따라할 만한 선진국이 있었습니다. 전 세계 패권을 가진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의 금융 정책, 독일의 기술 정책, 일본의 적시생산시스템(JIT, Just In Time), 핀란드의 교육 정책, 이탈리아의 관광 정책, 덴마크의 보건 정책 등은 한국의 선행 사례 학습과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한국이 따라할 선진국의 사례 자체가 없습니다. 최근 덴마크의 보건부 장관은 “한국의 진단 키트 제공 제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후회한다. 치명적 실수였다.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확진자 동선 공개가 어려운 이유로 확진자로 밝혀질 경우 의료인조차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당하고 있는 현실이 일본재난의학회의 성명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 몇 주일 동안 사람들과 정부가 하는 결정이 앞으로 몇 년 동안의 세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것들은 단순히 보건 시스템의 영역을 넘어 인류의 경제, 정치,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우리 앞에 ‘빅브라더와 같은 전체주의적 감시’ 모델과 ‘시민 중심의 글로벌 연대’ 모델의 선택지가 놓여 있고, 전자의 사례로 중국과 후자의 사례로 한국을 들었습니다.

이제 한국은 스스로 문제를 풀고 스스로 해법을 만들어 국제 사회에 널리 전파해야 합니다. 단지 한반도 운전자론을 넘어 전 지구의 생명과 안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러한 담대한 글로벌 리더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 내부에서 선택해야 할 중요한 갈림길이 많습니다.

첫째,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를 택할 것인지,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e)를 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물리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우리는 대부분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부 기관과 언론은 ‘물리적 거리두기’라는 단어를 명확히 표현하고 전파해야 합니다. 언어는 무의식적 습관을 드러내고 언어는 생각을 지배합니다. 물리적 거리는 냉정하게 지키되, 사회적 거리는 따뜻하게 좁혀 약자를 보호하고, 소통을 강화해야 합니다.

둘째, 교육이 앞장서야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여건과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채, 그 책임을 교수와 강사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전국 대학의 총장, 부총장들은 교육부만 탓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에 직접 참여하여 학생들의 고충을 살피고 현장에서 즉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교무처장으로부터의 보고를 기다릴지, 교육 현장으로 들어갈 지 선택해야 합니다.

셋째, 한국은행과 금융 당국은 디지털 화폐를 포함한 아날로그 자산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인지, 혹은 앞으로도 가상자산이라고 치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오염되었을지 모를 지폐 위안화를 대량 회수해 소독하고, 심지어 일부 위험지역의 지폐는 파쇄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은행은 더 이상 ‘CBDC 발행 계획은 없지만, 연구는 한다’는 기조를 다음과 같이 바꾸어야 합니다. ‘경제의 혈액인 돈이 경제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디지털 화폐로 신속히 전환하여 위험을 원천으로부터 차단한다’

넷째, 정치인들은 총선의 갈림길이 아니라 역사의 갈림길을 고민해야 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분열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글로벌 연대의 택할 것인가’라고 질문하였습니다. 정치인들은 과거의 생각을 내려놓고, 한반도를 넘어 지구의 운전자 역할을 강제로 맡게 된 상황에서 그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과 함량이 있는지 각자 신속히 파악해야 합니다.

다섯째, 정부 부처들은 ‘관료 관점에서의 완벽한 정책’을 내 놓을 것인지, 오히려 ‘시민들에게 문제 상황을 신속히 공유하고 시민과 함께 해결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지역별 확진자 상황판 플랫폼, 확진자 동선 정보 플랫폼, 마스크 재고 실시간 파악 플랫폼을 재빨리 공개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 시민들이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복잡한 문제 앞에서 디지털과 집단지성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앞설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섯째, 일자리 창출을 정부가 주도하여 단기 공공 일자리를 내 놓을 것인지, 전국의 스타트업과 창업가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쏟아내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4월 8일 ‘Startups offer a different future for South Korea’s economy’이라는 특별 리포트를 통해, ‘한국은 역사적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 늘 빠르게 회복해 왔다. 이번 코로나 충격의 회복에서는 창업가와 스타트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일곱째, 앞으로 디지털 기술로 시민을 통제할 것인지, 디지털 기술로 시민을 품고 보호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데이터3법과 특금법을 넘어, 코로나 사태 이후의 국가의 철학과 방향에 대해 헌법의 단계에서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옆나라 일본은 코로나 긴급사태 선포를 빌미로 헌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 국가들의 디지털 헌법의 선행 사례를 만든다는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자세와 철학을 직접 구체적인 문장으로 작성해 보며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입법학자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시민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역사적 변곡점을 맞이했습니다. 수 천 년 동안 주변 국가들로부터 서러움을 견뎌 온 선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담한 용기를 내고 미래와 마주합시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와 실업난을 마주치게 된 밀레니얼 세대에게 사회가 책임질 수 있는 희망을 건넵시다.

김문수 aSSIST 경영대학원 부총장 및 크립토MBA 주임교수


본 글은 중앙일보에 칼럼으로도 제출하여 다음과 같이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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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우 2020-04-25 19:19:20
좋은 대처가 좋은 결과로 나올거같습니다

김규환 2020-04-23 12:59:17
글이 깔끔하게 정리 되어있네요.
갈림길 맞습니다. 지금 그 누구보다도 잘 대처 하고 있구요.
이번을 기회삼아 미래에 그 어떤 바이러스도 잘 이겨냈으먼 좋겠습니다.

정봉선 2020-04-19 22:54:40
대한민국의 갈림길...
빠른고 명확한 선택으로 미래가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장미 2020-04-17 23:28:08
시민중심의 글로벌 연대, 교수님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우리나라가 선택해야할 갈림길에서 현명하게 잘 선택하길 바래봅니다.

한쩜 2020-04-17 02:25:57
위기 시국에서 한국이 보여준 놀라운 대처 능력.
또 한 번 세계를 들썩이게한 능력으로 앞으로 남은 시기를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전세계도 코로나에 지지 않고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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