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최종편집2020-05-29 18:0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임서영 칼럼] 공정한 어른, 공정한 사회가 ‘공정한 아이’를 키운다. 
상태바
[임서영 칼럼] 공정한 어른, 공정한 사회가 ‘공정한 아이’를 키운다. 
  • 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 승인 2020.02.19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영재교육연구소 소장 임서영이 걸어가는 교육의 길

 

공정한 어른, 공정한 사회가 ‘공정한 아이’를 키운다. 

 

아이의 고민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이전에는 가족을 비롯해 접촉하는 모든 사람들이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작은 일에도 관심 가져주고, 왕자처럼 공주처럼 대접해 주었는데 학교에 갔더니 20명 중 한 명으로 취급받게 된 것이다. ‘특별한 대접’과 ‘일 순위’에 익숙했던 아이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업 시간에 세 아이가 동시에 손을 들고 “저요!” 하고 외쳤을 때 선생님이 한 명 한 명 순서를 정해 발표를 시켰다면, 이때 첫 번째로 지목된 아이는 신이 나는 반면 세 번째로 지목된 아이는 표정이 벌써 시무룩하다. 모두에게 발표의 기회가 돌아간다 해도 아이에게는 순서가 중요했던 것이다. 혹은 자기가 발표하려던 것을 앞 친구가 먼저 말하는 바람에 답을 빼앗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선생님은 어느 한 아이만을 편애해서는 안 되며,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줘야 한다. 그리고 공정하게 발표를 시키려 했다면 번호뽑기를 통해 순서를 정했어야 한다. 선생님이 누군가를 편애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규칙을 정해 주고 그 규칙에 따르도록 하면 된다. 

 

성인은 공정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렇지 않을 때 부당하다고 느낀다. 공정성은 개인과 사회가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도덕적인 감정과도 연결이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르다. ‘공정성’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순전히 주관적인 판단밖에 하지 못한다. 자기가 세상의 중심축이 되어 옳은 것과 그른 것을 판단하고, 자기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분류한다. 그러므로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 공정성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나를 특별하게 대하는 것이 공정한 게 아님을 아이가 이해한다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훨씬 편해질 것이다.

 

아이에게 공정성을 알려주려면 먼저 ‘평등’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평등이란 성별이 달라도, 피부색이 달라도, 태어난 곳이 달라도, 나이가 많거나 적더라도 모두 똑같이 존중받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평등은 나와 네가 동등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네가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것처럼, 네 짝꿍도 가족에게 소중한 존재야. 같은 반 친구 한 명 한 명이 다 마찬가지란다. 그 아이들 모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거니까.”

만약 아이가 ‘나는 첫 번째로 발표하고 싶은데, 선생님이 다른 아이한테 먼저 발표하라고 해서 기분이 안 좋았어’라고 투정을 부린다면, 다시 한 번 평등과 공정성에 대해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어떤 때는 네가 첫 번째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때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 늘 네가 첫 번째가 된다면 다른 아이들은 지금 너처럼 기분이 안 좋을 거야. 다들 첫 번째로 발표하고 싶었을 테니까. 친구들 모두가 공평하게 발표할 기회를 가져야 하고, 순서도 이랬다 저랬다 바꿔 가면서 해야 해. 그것이 공정한 거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니?”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들은 점차 공정성에 대해 배워간다.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반장 선거를 할 때 친한 친구 이름을 써야 하나 리더십이 있는 친구 이름을 써야 하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공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나름 노력하는 것이다. 

 

공정성을 배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 번은 학부모 중 한 분이 속상해 하면서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아이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색종이가 많이 필요하다며 빨리 사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색종이 접기 열 개씩 해오라고 했는데, 짝꿍 것까지 자기가 해주기로 했대요. 그러면 짝꿍이 자기한테 스티커를 한 장 주기로 했다나요. 이게 공정한 거래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아이는 당장 스티커 한 장 받는 게 좋았던 모양이에요.”

아이가 공정성에 대한 개념을 알지 못하면 이런 일도 생긴다. 당장은 큰일이 아닐지라도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비슷한 일을 겪는다면 그것은 큰일이다. 내 아이가 공정한 사회에서 살기를 바란다면, 내 아이에게 먼저 공정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어떻게 공정성에 대해 알려줄 수 있을까?

사실 공정성을 말로 가르치고 이해시키기란 어렵다. 집에서 부모님이, 학교에서 선생님이 공정하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 아이에게 ‘공정성이란 말이야……’ 하고 얘기한다면 오히려 아이는 더 혼란스러울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공정성을 익히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어른, 존경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모습을 보일 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공정’의 개념을 익힌다. 즉, 아이에게 가르치려고만 하지 말고 어른과 사회가 멘토로서, 모델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이 공정한 것인가?’를 따질 때 기준이 되는 질문이 있다. 

“이것이 나를 위한 것인가,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인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인가?”

물론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공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홈페이지 : http://www.younglab.kr/


새교육정보신문 기사 제보는 media@newedu.co.kr 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