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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뱅크(Bank)와 뱅킹(Banking)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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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뱅크(Bank)와 뱅킹(Banking)의 차이
  • 새교육정보
  • 승인 2020.01.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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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원고는 중앙일보 조인디의 편집을 거쳐  https://joind.io/market/id/1362  으로 게재되었습니다. 아래는 편집국에 제출한 원문입니다.


지난 해 여름 카카오뱅크가 모바일뱅킹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하며, 디지털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의 파괴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는 토스가 이어서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빌게이츠는 일찌감치 1999년에 저술한 ‘생각의 속도’를 통해, 금융서비스(Banking)은 필요하지만 그 주체가 전통은행(Bank)은 아닐 수 있다고 예견하였습니다. 미국인의 75% 이상이 “본인들의 금융 서비스 제공자가 전통은행이 아니라 구글, 아마존, 애플 또는 페이팔이면 좋겠다”라고 답한 설문 결과도 있습니다. (로보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한스미디어, 2017년 출간)

전국 교통 요지의 좋은 건물 1층마다 입점해 있던 은행 지점 수는 점점 줄고 있고 각 은행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에서 지난 4년간 약 1만 명이 퇴사했고 2019년에만 1680명의 인원을 감축했습니다.

전통 시중은행(Bank)와 디지털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Banking)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그 차이점은 크게 8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전통금융기관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치지만 카카오뱅크, 토스와 같은 디지털 기업들은 딱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기업들은 태생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시작했고, 금융 산업에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전통은행에게는 위기이지만 디지털 기업에게는 큰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전통금융기관들은 부랴부랴 컨설팅 회사를 통해 DT자문을 받고 있지만, 이는 축소되고 있던 컨설팅 시장에 모처럼 일감을 만들어줄 뿐입니다. 컨설팅기업들이 마련해준 ‘DT 10대 추진과제’ 형식의 해결책은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습니다. DT 다음에 만일 ET시대가 오면 그 때 가서 또 ‘ET 10대 추진과제’를 문서화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둘째 전통금융기관은 아직도 대면 업무와 서류 업무가 많지만, 디지털 기업들은 비대면 업무와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한국은 시중 은행의 고객 접점을 담당하는 창구 인력들이 우수하고 뛰어나지만, 금융 서비스의 흐름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 가면서 기존의 장점이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 기업은 전 국민이 보유한 스마트폰의 트래픽을 고객 접점으로 활용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금융 유통망을 개척해 가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비대면 계좌개설 허용 이후 증권사 소매금융사업의 변화’ 보고서는 디지털 금융이 발전할수록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방식은 외면받기 쉽고 소비자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셋째, 인터넷전문은행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카카오뱅크가 2019년에 모바일뱅킹 사용자 1위를 갑자기 달성한 것 같지만, 이미 2017년 언론 자료를 살펴보면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의 초기 세 몰이가 시작된 2017년부터 모바일 뱅킹 앱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며 대응해 왔습니다. 전쟁에서 갑작스러운 기습 공격에 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대응했는데도 불구하고 패배한다면 무언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2017년 출간된 도서 ‘핀테크 혁신, 미래산업과 금융의 판을 바꾸다’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때 전통은행은 ‘이미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뱅킹과 다름이 없다. 기존 은행들이 구축해 온 영업 노하우를 단시간에 따라잡기는 힘들어 보인다’라고 판단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넷째, 핀테크 사업의 수익율이 다릅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은행이 소유한 핀테크 기업의 연간 성장률은 58.1%인데 반해, 비은행기업이 소유한 핀테크 기업의 연간 성장률은 82.7%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핀테크혁신, 미래산업과 금융의 판을 바꾸다, p.37)

다섯째, 실수에 대한 태도가 다릅니다. 전통금융기관에서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직원에게 실수는 용납될 수 없는 내용이지만, 디지털 기업들은 실수와 실패를 많이 해 보면서 귀납적인 과정을 통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습니다. A/B 테스트, 그로스해킹, 퍼포먼스 마케팅 모두 귀납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방법론들입니다.

여섯째,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대하는 태도가 다릅니다. 전통금융기관에서 IT업무는 내부 전산실과 외주 용역 개발사들의 갑/을/병/정 계약서 구조를 통해 진행되었지만, 디지털 기업들은 훌륭한 개발자를 직접 뽑기 위해 기존 연봉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서슴지 않습니다.

일곱째, 고용안정에 대한 개념이 다릅니다. 전통금융기관은 정년 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혁신을 바라보는 간부들은 ‘그래도 내 정년까지는 괜찮을거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디지털 기업의 인력들은 형식적인 정년에 기대기보다 최신 지식을 연마하고 자신의 실력과 경력을 키워서 더 좋은 조건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커리어를 쌓아 갑니다.

여덟째,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등 새로운 최신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릅니다. 전통금융기관은 최신 디지털 기술에 대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 또는 ‘아직 이런 업무는 처리 불가능하고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디지털 기업들에게 최신 기술은 호기심과 연구의 대상입니다.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새로운 기획과 서비스를 만들어 냅니다.

이 모든 내용을 요약하면 결국 핵심은 금융의 프로토콜이 서류에서 데이터로 바뀌는 변화에 있습니다. 금융업무를 서류를 기반으로 할 때는 전통금융기관 인력들이 유리했지만, 금융의 환경이 데이터로 바뀌면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수려한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만나 서류를 처리할 때는 전통금융기관 간부들의 ‘감’이 중요했지만, 데이터 시대에는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 처리가 중요합니다.

토스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처음 도전할 때 카페24, 캐시노트, 직방, 무신사 등이 토스컨소시엄에 참여하려 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토스의 1차 컨소시엄은 실패하였지만, 이후 토스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전환우선주로 바꾸어 내며 결국 2차 도전 끝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획득하였습니다. 이제 디지털 기업들은 은산분리의 완화의 의미에 눈을 떴고,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이 경계를 넘을 것입니다. 한국의 GS25편의점은 아직 은행이 아니지만 일본의 세븐일레븐은 세븐은행을 통해 일본 전역의 편의점 ATM을 무인 은행 창구로 바꾸었고, 하이마트는 아직 은행이 아니지만 중국의 온오프라인 가전기업 쑤닝은 쑤닝은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다는 아직 금융기업이 아니지만 동남아시아의 차량공유기업 그렙(Greb)은 싱가포르에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신청하였습니다.

뱅크(Bank)는 자산 중심의 정적인 개념이고, 뱅킹(Banking)은 서비스와 소통 중심의 동적인 개념입니다. 지금은 4대 시중은행의 개념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은행을 뜻하지만, 앞으로 디지털 금융기업의 성장에 따라 카카오, 네이버 등을 추가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전통금융기관들은 더 크고 빠른 변화의 물결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디지털 물결 앞에서 수동적인 태도로 외부 컨설팅을 통해 해법을 찾으려 하는 기업과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지만 교육과 학습을 통해 스스로 수영하는 법을 깨닫는 기업들의 승패가 갈릴 것입니다.

김문수 aSSIST-장강상학원 Top-tier EMBA 및 크립토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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