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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 칼럼] 아이가 아주 재미있다고 할 때 '그만!' 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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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영 칼럼] 아이가 아주 재미있다고 할 때 '그만!' 하라고 한다.
  • 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 승인 2019.12.30 12:0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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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재교육연구소 소장 임서영이 걸어가는 교육의 길

 

아이가 아주 재미있다고 할 때 ‘그만!’ 하라고 한다.

 

“우리 아이는 집중력이 얼마나 좋은지, 어떨 때는 한 시간이 넘도록 꼼짝 않고 한 가지에 푹 빠져 있어요. 문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그렇다는 거죠. 그 외의 것은 건성건성이에요.”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는 고민이다. 엄마로서는 아이가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는데, 바람과 달리 아이는 오로지 자기가 관심을 갖는 분야에서만 편식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한 가지에 푹 빠져서 고민’이라는 부모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이들 대다수가 공룡, 게임, 동영상, 퍼즐 맞추기, 줄 세우기 등 부모들이 보기에 별 쓸모없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책 읽기, 공부하기, 피아노나 체육 활동 등은 건성건성이다.  

아이가 책에 푹 빠지거나 공부에서 흥미를 느낄 때 고민하는 부모가 과연 있을까? 물론 눈이 나빠질까봐, 운동량이 적어서 걱정이긴 할 테지만 그걸 가지고 커뮤니티에 올리거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책을 더 읽겠다는 아이, 공부가 재미있다는 아이를 뜯어 말릴 생각은 더더욱 없다. 모든 부모의 로망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니까 말이다. 

아이가 재미에 푹 빠져 있고, 부모가 보기에 그것이 만족스럽다면 그대로 두어도 상관없는 것일까?

 

아이가 재미있는 뭔가에 빠져 열중하고 있을 때 뇌에서 ‘도파민’이 방출된다. 도파민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도파민이 많이 방출될수록 더 큰 기쁨과 만족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의 뇌는 어떤 순간에 도파민이 방출되었는지를 기억했다가, 그 순간을 재현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려고 한다. 퍼즐 맞추기든 동화책 읽기든, 무언가에 열중했을 때 부모로부터 칭찬 받은 아이는 똑같은 행동을 재현하면서 다시 한 번 칭찬 받는 기쁨을 누리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도파민의 또 다른 특성 중 한 가지가 ‘중독성’이다. 도파민 중독이 위험하다고 하는 이유는, 도파민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좀더 강렬한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채워지지 않으면 좀처럼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아이가 가위바위보를 너무 좋아해요. 자기가 이기면 좋아서 펄쩍펄쩍 뛰지만 지면 짜증을 내거나 자기가 이길 때까지 계속 다시 하자고 해요. 연거푸 지면 울고불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장난감을 다 집어던지고 난리도 아니에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져 줘야 해요.”

이것이 도파민 중독의 단적인 사례다. 가위바위보에서 이겼을 때는 승부욕에 성취감이 채워지면서 도파민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졌을 때는 도파민이 결핍되면서 어떻게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이가 도파민 결핍을 느끼지 않고 끊임없이 행복을 느끼도록 할 방법은 없을까?

런던대학에서 인지 및 신경 과학을 연구하는 조이딥 바타차리야는 “뇌에서 도파민 방출이 중단되었을 때 사람이 삼가하거나 끊은 것에 대해 더 많은 욕구를 유발할 수 있다. 즉, 우리가 뭔가를 삼가거나 끊으려고 생각하는 순간 뇌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갈망하게 된다. 그래서 더 많은 도파민이 방출된다”고 말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청개구리 심리’가 왜 생겨났는지 알게 해주는 말이다. 반면 ‘삼가거나 끊으려고 생각하고 갈망하는 순간 더 많은 도파민이 방출된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건전한 방식으로 아이가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다면 통제력, 즉 ‘절제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재미를 느끼는 행동에 푹 빠지려는 순간(게임이든 놀이든, 또는 그것이 동화책 읽기나 공부일지라도),  “그만!”을 외쳐야 한다. 예를 들어, 동화책을 두 권이나 읽고서도 또 한 권 펼쳐든다면, “하루에 두 권이나 읽다니 정말 대단하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나머지 한 권은 내일 읽자”라고 말하며 중단해야 한다. 

아이가 아쉬워하며 더 읽고 싶어 하더라도 거기서 멈추어야 한다. “꾹 참고서 하룻밤만 자고 나면 재미있는 책을 세 권 읽을 수 있어. 할 수 있지? 대신 엄마랑 놀이터에 가서 자전거 타고 오자”라는 말로 주의를 환기시키고,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만큼 신나게 놀아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이렇게 한다면 아이는 도파민 결핍을 느끼지 않고 내일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잘한다고 해서 ‘조금 더, 조금 더’ 시킨다면 아이의 뇌는 마비되어 더 이상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절제하는 힘’은 아이의 정신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다. 

* 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홈페이지 : http://www.younglab.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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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공숙 2020-01-28 14:52:52
그만하라고 해야 하나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좋은정보가 될거같습니다.
절제하는 힘 키우기!! 중요한 포인트 감사합니다. ^^

심영애 2020-01-28 12:08:12
아이가 재미있어할때 그만이라고 외쳐라~
명심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유진 2020-01-27 18:30:22
도파민결핍을 느끼지도 않고
절제하는 힘도 기를수있는 팁♡
요즘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하고 필요한 정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지혜영 2020-01-12 14:44:18
도파민. 정말 이렇게 중요한 호르몬,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절제하는 힘, 기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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